
우리가 흔히 곤충이라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독자적인 세계를 가진 생명체가 있습니다. 집 구석이나 정원, 깊은 숲속까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여덟 다리의 사냥꾼, 거미입니다.
거미는 다소 징그럽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생태계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비롭고도 기발한 거미들의 세계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거미는 곤충이 아니다? 곤충과의 차이점
많은 사람들이 거미를 곤충의 일종으로 생각하지만, 거미는 거미강에 속하는 동물로 곤충과는 몸 구조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몸 구분: 곤충은 머리, 가슴, 배 3부분으로 나뉘지만, 거미는 머리가슴과 배 2부분으로만 나뉩니다.
다리의 개수: 곤충은 다리가 6개인 반면, 거미는 다리가 8개입니다.

날개와 더듬이: 곤충에게 있는 날개와 더듬이가 거미에게는 전혀 없습니다. 대신 다리에 난 미세한 털로 진동을 감지합니다.
눈의 개수: 곤충은 겹눈을 가지고 있지만, 거미는 보통 8개의 홑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력은 대부분 그리 좋지 못합니다.

2. 자연이 만든 최고의 신소재, 거미줄의 비밀
거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거미줄입니다. 거미의 배 끝에 있는 실샘에서 나오는 이 액체는 공기와 닿으면 순식간에 강인한 실로 변합니다.

강철보다 강한 탄성: 거미줄은 같은 두께의 강철보다 5배나 강한 인장 강도를 가지고 있으며, 원래 길이의 수배나 늘어나는 엄청난 신축성을 자랑합니다. 이 때문에 현대 과학에서는 거미줄 단백질을 모방한 방탄복이나 인공 힘줄 등 신소재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용도에 따른 다른 실 생산: 거미는 한 종류의 실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거미집의 뼈대를 이루는 끈적이지 않는 실, 먹이를 꽁꽁 묶는 실, 알을 보호하는 실, 그리고 먹이를 잡기 위해 점성이 있는 실 등 상황에 따라 다른 성분의 실을 뽑아냅니다. 자신이 쳐 놓은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이유도 끈적이지 않는 줄만 골라 딛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3. 거미줄을 치지 않는 거미도 있다? 다양한 사냥법
모든 거미가 둥근 거미줄을 치고 먹이가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전체 거미의 절반 정도는 거미줄을 치지 않고 직접 뛰어다니며 사냥을 합니다.

배회성 거미: 깡충거미나 늑대거미 같은 녀석들은 거미줄을 치지 않습니다. 특히 깡충거미는 뛰어난 시력과 엄청난 점프력으로 먹이를 직접 덮쳐 사냥합니다.
덫을 놓는 거미: 땅속에 구멍을 파고 문을 만들어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곤충이 감지되면 문을 열고 튀어나와 낚아채는 트랩도어 거미도 있습니다.

낚시하는 거미: 물가에 살며 물고기나 올챙이를 사냥하는 거미가 있는가 하면, 끝에 끈적한 방울이 달린 실 한 가닥을 휘둘러 나방을 낚아채는 볼라스 거미도 존재합니다.
4. 인간에게 해로운 벌레를 잡는 최고의 익충

외모 때문에 악역으로 자주 등장하지만, 거미는 인간에게 매우 이로운 익충입니다.
자연의 방역관: 거미는 모기, 파리, 바퀴벌레, 그리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을 엄청난 양으로 잡아먹습니다. 만약 지구상에서 거미가 사라진다면 전 세계는 순식간에 해충 천국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대부분 무해함: 타란툴라처럼 무시무시하게 생긴 거미나 독거미에 대한 공포증이 많지만, 전 세계 거미 중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을 가진 종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 사는 대부분의 거미는 독이 없거나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합니다.
마치며
작은 몸집으로 정교한 기하학적 거미줄을 만들어내고, 묵묵히 주변의 해충들을 청소해 주는 거미는 알고 보면 참 고마운 정원의 파수꾼입니다.
방구석이나 베란다 구석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미를 발견한다면, 무조건 파리채를 들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대신해 모기를 잡아줄 기특한 존재로 여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